봉은사 - 우리나라 최고의 절
2020.05.29



연등회가 끝나갈 무렵 급하게 봉은사를 찾았다.
봉은사는 방문할 때마다 실망시킨 적이 없다.
서울의 심장에 위치한 봉은사답게 현대적인 감각이 대단하다. 이러한 감각이 시대가 흐름에 따라 변화된 것인지, 조상님들은 이미 깨우치셨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한옥을 사랑한다.
기와는 엄숙하고 무게감 있지만 그 속살을 열어보면 새침함과 화려함이 터져 나온다.
미칠 듯 화려하면서도 어설프지 않은 견고함..
기와와 처마 모두를 사랑한다.
나는 유럽권의 양식들도 정말 사랑하지만 한옥의 양식들도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역사에만 감탄하지 말고, 이미 가진 것에도 행복하기를! (꼰대 아님 주의)


본절(?)의 내부를 들여다 본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천장이 굉장히 입체적으로 아름답다.
사진으로는 입체감이 표현이 다 되지 못했다.



확실히 축제때 가는 재미가 있긴 하다.
내년에는 이 전염병사태도 끝나고 원래의 모습 그대로를 즐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봉은사는 보기보다 숨겨진 명소가 상당히 많다.
편한 신발을 신고 가서 가파른 계단도 올라보고 꼭 구석구석 둘러보기를 바란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절이라 꼽는 데는 이유가 있다. 죽기 전에 템플스테이 할 수 있기를..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자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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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교는 그 교리 자체에도 사람을 따르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신당의 역사적인 면모와 분위기를 장악하는 엄숙함 때문에 종교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된다고 생각한다.
성당이나 절이 극도로 화려한 이유는 (그 시대의 최고를 갈아 넣었겠지..) 범접할 수 없는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갈망, 그 갈망에 평등함, 그럼에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엄숙함 등.
나는 그래서 불교에 매력을 느낀다.
가족이 모두 천주교 신자이고 나 또한 천주교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개인적인 성향으로는 불교에 가깝다.
사실 천주교는 모태 동양의 종교가 아니라 머리를 조아리게 되는 위대함은 본토를 쫓아가지 못한다.
하지만 불교는 현지인으로써 그 위대함의 목격자가 된 것 같아 더 애정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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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담은 등불들과 주마등.
난 주마등이 뭔지도 몰랐는데 봉은사에서 주마'등'이 정말 '등'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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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마등이 스칠 때 내 소원들에 미련이 없길 바란다.
미련이 없다면 주마등이 가슴 아플 일도 없겠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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