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5
스시야 오마카세에 입문하는 사람으로써
입문코스로 가장 유명한 스시소라 대치점을 방문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번 스시야 방문에는 평소에 스시야를 엄청 즐기는 친구와 같이 갔던 덕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처음 들어가는 길이 헷갈리니 입구를 잘 찾아봐야한다.
건물에 2층으로 바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는데 그리로 올라가면 간판이 보인다.


포잉에서 예약하면 할인도 들어가는데,
최근에 가격이 오른 것인지..
예약 당시(6월초쯤)에는 카운터 런치 5만원이었고,
실제로 결제도 5만원을 했는데
현재는 메뉴에 룸밖에 안올라와 있고,
전화연결이 안돼서 어찌된 일인지 확인은 못했다.ㅠㅠ

우선 나는 너무 훈훈하신 하우경 셰프님 오마카세 주말 런치 2부로 먹었다.
예약 당시 셰프님을 지명해서 예약할 수도 있다고한다.
그냥 예약하면 셰프님은 랜덤으로 배정된다.


일단 스시소라 내부는 쾌적하고 온도도 적당하다.
젓가락은 너무 편했다. 스시가 잘 집히면서 가볍고 다루기 쉽다.
친구는 차부시 준비해달라고해서 먹었는데, 쥐기 좋게 접혀있는 물티슈를 준비해주신다.
* 차부시 : 스시를 손으로 집어먹는 것. 일본의 포장마차에서 젓가락없이 손으로 집어먹던 것에서 시작했다고 함. 스시를 잘라먹고 싶거나 부서지는 것이 싫은 경우에는 손으로 먹는 것이 좋다.

나는 술은 히레사케로 주문했다.
*히레사케 : 도미의 지느러미를 구워 따뜻하게 데운 사케안에 넣어 먹는 술.
스시소라의 물이나 술은 너무 과하게 뜨거워서 조심해야한다.
그리고 히레사케가 생각보다 꼬린향이 많이 나서 좀 실수였다 싶었다.
원래는 그냥 술은 먹지 말까하다가 중간쯤에 주문했는데,
원래는 스시소라가 입문자 코스로 유명하기 때문에
최대한 간을 약하게 했었는데,
주류 판매율이 너무 저조해 간을 좀 올리셨다고한다.
(친구가 간이 좀 쎄진거 같다고 문의하니 해주신 답변.)
사실 모든 스시야들이 주류 판매를 위해서 점점 간이 쎄지고 있다고한다.
지난번 방문했던 스시온도보다는 간이 약한편이어서 그 점은 좋았다.

- 첫번째 코스 : 차완무시
차완무시는 계란찜을 말한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일본은 정말 계란 관련된 요리는 타고 났다고 생각한다.
너무너무 맛있었다.
애호박 피레소스와 함께 요리했다는데,
양송이 스프맛도 은은하게 나면서 푸근한 맛이다.
푸딩 느낌이 나서 좋았다.
* 퓌레(purée) : 과일이나 채소를 갈아 으깨어 물과함께 농축해 걸쭉하게 만든 요리. 소스로도 쓰인다. 퓌레에서 더 농충시키면 페이스트.

- 두번째 코스 : 광어
샤리가 꽤 찐덕하면서 푸석하다.
친구는 이걸 '밥알이 거칠다'고 표현했다.
와사비와 간장은 조금씩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광어는 시작으로 무난하고 괜찮다.

- 세번째 코스 : 참돔
파의 매운맛이 너무 조화웠다.
스시소라의 간장과 잘 어울려서 간장도 직접 만드시는지 궁금했다.
참돔이 이렇게 부서지는 느낌이 전혀없이 찰진 느낌인 것이 참 좋다.
물론 다른 조리 없이 '생'으로 나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질감이 아주 매끈하다.
다만 광어에서와 마찬가지로 샤리가 입안에 엄청 붙는다.

- 네번째 코스 : 홍새우
이 날 먹은 코스 중에 가장 최고였다. 너무 맛있었다.
생새우에 껍질만 익히는 마구리로 요리했다.
마구리가 매우 적당해서 킬링 포인트이다.
새우 스시를 원래도 좋아하긴 하지만 이렇게 맛있는 것은 처음이다.
단, 마구리 때문인지 끝맛은 살짝 쌉싸름하다.

- 다섯번째 코스 : 오토로
오토로는 시오(소금)간을 해서 나올줄 알았는데 간장으로 발려나왔다.
개인적으로 참치는 소금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아쉽다.
비린 향이랑 느끼한 향이 하나도 없고 이렇게 은은하게 향이 퍼지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샤리가 퍽퍽했던 덕에 기름기 많은 오토로와는 잘 어울린다.

- 여섯번째 코스 : 후타미아게 / 랭콩타미아게
* 랭콩(れんこん) : 연근, 연뿌리
* 아게(あげ) : 기름에 튀긴 것. 튀김.
연근에 새우살을 넣어서 샌드위치처럼 만들고 튀긴 요리.
질감이나 요리법이 멘보샤가 연상되는 메뉴다.
향이 강하지 않고 편안하고, 연근의 아삭함과 새우의 쫄깃한 감이 좋았다.
소스는 가스오부시 소스.

- 일곱번째 코스 : 아카미
아무래도 간장에 절인 부위이다 보니 간이 좀 강한편이었다.
그래도 아카미에도 오토로처럼 은은한 향이 있다는 게 너무 좋다.
* 오토로 : 참다랑어 뱃살.
* 주도로 : 참다랑어 지방 등살 / 중뱃살.
* 아카미 : 참치의 속살. (오도로, 주도로, 세도로, 가맛살등 주요 특수부위를 뺀 나머지 속살.)
질감은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아카미 특유의 부서지는 느낌은 하나도 없어서 좋다.

- 여덟번째 코스 : 삼치
볕짚에 훈연했다고 한다.
훈연이 꽤 강하게 들어가서 산미가 강하다.
산미를 싫어하는 나로써는 딱히 맘에드는 스시는 아니었다.
* 산미(酸味) : 오미(五味) 중에 하나로 신 맛을 말한다.


- 아홉번째 코스 : 지라시 스시
* 지라시(ちらし) : 일본어로 '흩뿌리다'는 뜻으로 지라시 스시는 야채 및 스시를 잘게 잘라 뿌린 것.
참치 / 안키모 / 게살 / 바다포도 / 흰살 생선
안키모는 원래 겨울이 제철인데 여름에 안키모라니 너무 반가웠다.
여름에도 이 정도로 맛있으면 겨울엔 도대체 얼마나 맛있을지 궁금하다.
* 안키모 : 아구간. 아구의 간을 양념해 청주에 재우고, 찌거나 삶아서 요리. 거위의 푸아그라와 요리법이 비슷해 바다의 푸아그라라고 불린다.
우니같이 생겼지만 맛은 확연히 다르고,
우니는 쌉싸름한 맛이 강점이라면 안키모는 구수한 맛이 강점이다.
그리고 우니보다 더 부드럽다.
김도 준비해주셨는데, 비싼김이라 맛있다고 한다.ㅎㅎ
친구도 맛있다고 했다.

- 열번째 코스 : 청어
청어 안에는 시소가 들어갔고,
겉면에는 실파와 생강을 다진 고명이 올라갔다.
청어는 기름진 정도가 매우 적당하고,
비린향도 매우 은은하게 향기로웠다.

- 열한번째 코스 : 아나고
* 아나고 : 바다장어.
내가 아는 아나고는 쫄깃한 것이 전부인데,
스시소라의 아나고는 껍질 약간을 제외하곤 질긴 것하나 없이 입에서 그냥 녹아버린다.
친구는 살짝 질기다고 하는데, 입문자인 나로써는 충격적이다.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질감.

- 열두번째 코스 : 후토마키
* 후토마키 : 일식 김초밥. 후토는 '두껍다'는 뜻이고, 마키는 '말았다'는 뜻이라고 한다.
8가지 정도의 재료가 들어가고 입에 딱 알맞게 들어가는 사이즈이다.
후토마키 안에 튀김이 있는게 특이하다.
열번째 코스쯤에서 배안찼다고 말씀드렸었는데 기억하시고 한조각 더 주셨다. ㅎㅎ
개이득.
근데 사실 첫번째 조각에서 배부르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맛있으니까 일단 입에 넣어..

+
잠깐 틈새에 안키모 앵콜 해주셨다.
아주 실하게 채워주셔서 겨울까지 여한없이 기다릴 수 있겠다.
어디가서 이렇게 맛있는 안키모를 무려 앵콜로 받아먹어 보겠나..

- 열세번째 코스 : 메뉴이름 모름..
이게 뭐냐고 물어봤는데,
친구가 옆에서 너같이 배안차는 애들 물배채우라고 주는 메뉴라고 드립치는 바람에
웃다가 메뉴이름도 모르고 지나갔다.ㅋㅋ
목적과 맞아떨어지게 국물로 시원하게 입가심!

- 열네번째 코스 : 교쿠
* 교쿠 : 타마고 야끼(계란말이)와 같은 것으로, 스시 업계에서 쓰는 용어. 지역에 따라 요리법이 조금씩 다름.
카스테라 형식의 교쿠였고,
달달하지만 너무 달지도 않아 좋았고, 질감도 너무 좋았다.
나는 아무래도 디저트에 약한가보다.. 아름다운 맛이었다.

- 열다섯번째 코스 : 시소 샤벗
딱 메뉴이름을 들었을때는 맛없을 것같지만
예상외로 진짜 가볍고 맛있었다.
모히토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가까울 것같다.
총평
셰프님이 말주변이 좋으시고, 훈훈하신데다가
속도도 매우 적절해서 나름 편안한 식사였다.
스시가 아주 아주 특출나게 맛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스무스하게 무난한 편이고
입문자들이 방문하기에 좋을 것같다.
재료도 아주 신선해서 여름인데도 맘놓고 잘먹었다.
특히 코스 구성이 다양한 점이 너무 좋았다.
룸이 아주 프라이빗하게 잘 되어있는 것같아,
나중에 가족들이랑 방문해보고 싶다.
[7점/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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